대법원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3월 9일 “유흥주점 허가를 받은 곳은 여성 접대부로 하여금 손님의 유흥을 돋우게 하는 것이 허용돼 있고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돼 있는 사정을 참작하면 여종업원의 행위와 노출 정도가 형사법상 규제 대상으로 삼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풍속영업 장소에서 이뤄진 행위가 ‘음란행위’에 해당하려면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를 넘어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고 평가될 정도로 노골적으로 성적부위를 노출하거나 성적행위를 표현해야 한다”면서 “‘음란’이라는 개념이 사회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고 개인의 사생활이나 행복추구권 및 다양성과도 깊이 연관된 문제로 국가 형벌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 적절한 분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유흥주점에서 여성접대부들로 하여금 손님의 흥을 돋우도록 허용한 것이 과연 시대 상황에 적절한 것인가? 이는 명백히 성차별적이고, 남성들의 술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만들어진 규정이다.
또한 여종업원들의 행위는 여종업원들 스스로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처럼 인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눈감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흥주점에 고용된 여성들은 손님들의 어떠한 주문에 대해서도 방어할 수 도 없고, 오히려 거부하면 온갖 벌금과 술값까지 물어야 되는 유흥업소들의 규칙과 운영방식 때문에 온갖 모욕과 인권침해도 감수해야 한다. 손님들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비위를 상하게 하여 그날 매상을 올리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이 여성에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영업장 내부에서는 오히려 ‘사회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온갖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유흥주점의 종업원으로서의 업무 어디에도 성적행위를 참아야 하고, 손님들의 성추행적인 요구, 성희롱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없다. 오히 려 명백히 관리감독자의 묵인과 방조, 그리고 오히려 성적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도록 강요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여성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또한 대법원이 오로지 성적행위만을 강조하여 이를 음란의 여부만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시대 역행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결국 여성들을 성폭력과 성매매상황으로 내몰고, 성착취 피해를 감수하라고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이 오히려 업주와 여성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으면서 온갖 행위를 합리화 시키려는 사람들에게 일명 ‘개인의 사생활과 행복추구권이라는 이름’하에 여성들을 억압하고 인권침해를 정당화시켜 주면서 그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기는 무기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대법원은 방어권과 선택권이 없어진 상황에 놓인 약자와 여성들의 인권에 대한 현실감을 높여 우리사회가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풍토를 만들어나가는데 희망이 되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
2009년 3월 11일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사)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새움터, (사)광주여성의전화 '한올지기', (사)대구여성회 여성인권센터, (사)대전여민회 ‘느티나무’,‘너른마당’, (사)수원여성의전화 ‘어깨동무’, (사) 인권희망센터‘강강술래’, (사)제주여성인권연대'해냄',‘불턱’, (사)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언니네’,‘푸른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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